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낙엽이 쌓이는 날 외로운 여자가 아름답다는 노랫말을 이해하는 데에는 꽤 오랜 세월이 걸렸다. 곡조도 아름답고 잔잔한 기타 반주에 더해지는 가수의 목소리도 좋은데 가사의 내용이 마음에 와닿지를 않았다. 이제는 인생의 가을을 살고 있어서일까? 낙엽이 쌓이고, 낙엽이 흩어지고, 낙엽이 사라진 가을날의 외로움과 쓸쓸함의 심정을 이보다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싶다. 남성들의 가을 심정을 노래했다니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한다. 인생의 가을에 찾아오는 외로움, 그리고 살아있음에 여전히 사랑을 담고자 하는 마음을 담담하게 풀어낸 듯하다.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의 전 과정을 사계절에 비유하곤 한다. [남자가 겪는 인생의 사계절]이라는 책에서는 한 사람의 인생에서 그가 무엇을 추구했는지, 사람들로부터 어떤 지지와 평가를 받았는지, 그 사람의 앞에 놓여있던 가능성들과 제약들을 어떻게 다루어왔는지에 따라 그 사람의 삶의 내용과 색깔이 달라진다고 이야기한다. 인생의 한 계절에서 다른 계절로 옮겨가는 과정에는 변화와 성장을 위한 고통이 따른다. 살다 보면 누구나 하나의 결정적인 사건을 만나게 된다. 그것은 내부적인 사건일 수도 있고 외부적인 사건에서 올 수도 있다. 이런 사건들은 한 사람의 인생을 아주 다른 모습으로 재탄생시키기도 한다. 이것은 긍정적인 사건에만 국한되지 않고 성공과 실패, 전진과 후퇴가 포함된다. 가족생활에서의 심각한 갈등이나 만족감, 자신과 사랑하는 이의 질병이나 죽음, 자신이 속한 세계에서의 인정과 평가절하 등이 해당된다. 인생의 가을은 전환의 시점이다. 이 시기에 꿈과 도전을 재평가하고 위치를 수정할 수 있다. 중년기 무렵이 되면 남성은 전환점에 도달하게 되는데 이때부터 성인 초기와는 질적으로 다른 계획을 세워야 한다. 젊은 시절에 가졌던 야망을 성취했든 하지 못했든 야망 자체가 감퇴할 가능성이 높은 시기가 인생의 가을이다. 굉장한 성취를 했고 더 큰 성취의 길목에 와 있을지라도 전환기에는 하나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것이 인생에서 그렇게 큰 의미를 지니지 않게 되는 것이다. 여전히 사회적 성공에 미련을 두며 집착하는 것은 인생을 헛되이 살았다는 자괴감에 빠지게 할 수 있다. 성공한 사람들 가운데 성공에 매달려 자신의 꿈을 미뤄둔 채 살아온 이들도 많을 것이다. 인생에 가을이 찾아오면 성공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제라도 성공해야 한다는 강박과 조급함에서 벗어나 좀 더 자유로워져야 하지 않을까. 더이상 자신이 누구보다 더 뛰어나야 하고, 더 높은 자리에 있어야 된다고 느끼지 않을 때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할 수 있는 진정한 자기 자신이 되기 때문이다. 성공해야만 그 이후의 인생이 행복할 것이라는 환상은 진실이 아니다. 중년기에는 꿈을 재정립할 수 있다. 그 꿈을 리모델링 하는 것 또한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인생의 최종 목적지를 향해 가는 기차를 제시간에 올라타는 것일지도 모른다. 미루거나 미적거리면서 도전하지 않으면 더 큰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 지금이라도 깊이 숨겨두었던 꿈을 다시 찾을 때 오늘 이 순간이 진정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인생을, 꿈을 노래하고 싶은 계절이다. 잊었거나 미뤄두었던 꿈을 찾아 그 꿈을 리모델링해보기를 제안하고 싶다. 인생의 가을에 펼쳐지는 꿈의 노래, 그 감미로움이 가을바람에 스친다. 김화순∥심리상담센터 엔, 한국감리교선교사상담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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