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우리 주변에서 ‘영성’이라는 단어를 자주 접하게 된다. 과거에는 종교적인 맥락에서만 사용되던 이 단어가 이제는 일상 속에서 그리고 다양한 분야에서 자연스럽게 언급되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는 우리에게 수많은 기회와 함께 크나큰 스트레스와 불안을 안겨주고 있다. 끊임없이 바쁘게 움직이며 때로는 자신을 잃어버린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여기에 예상치 못한 팬데믹을 경험하고서는 불확실성과 고립감을 더욱 깊이 느끼게 되었다.
주변을 둘러보면 카페에서 조용히 명상하는 사람들, 공원에서 요가 매트를 펴고 호흡을 가다듬는 사람들, 그리고 하루의 시작과 끝을 감사일기로 마무리하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자신의 내면을 되돌아보며 혼란스러운 세상 속에서 안정감을 찾으려는 시도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이제 영성은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보편적인 자기 돌봄과 자기 성장의 도구로 인식되고 있다. 정신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영성은 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우울증, 불안장애 등 흔히 볼 수 있는 정신 건강 문제들은 삶의 질을 심각하게 저해할 수 있다. 이때 영적 실천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내면의 균형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된다. 규칙적인 묵상과 기도는 불안한 마음을 진정시키고 현재의 순간에 집중하도록 도와주며 이는 스트레스 감소와 정서적 안정에 효과적이다. 삶의 의미와 목적을 재발견하게 하고 어려운 시기를 견디는 내적 힘을 부여한다. 그러나 영성이 모든 정신 건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만능열쇠는 아니다. 때로는 전문적인 심리 치료와 함께할 때 가장 큰 효과를 볼 수도 있다. 심리 치료는 개인의 문제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며 적절한 치료 방법을 제시한다. 이 과정에서 영적 실천은 치료의 효과를 높이고 지속적인 회복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중요한 것은 영성과 심리 치료가 서로 보완적인 관계에 있다는 점이다. 두 영역은 함께 전인적 건강을 추구하며 효과적인 치유를 이끌어낸다. 상담 세션 후에 기도를 통해 마음을 정리하거나 치료 과정에서 얻은 통찰을 묵상을 통해 더욱 깊이 숙고하는 등의 방식으로 통합적인 접근이 가능하다. 영성은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 공동체적인 측면에서도 의미를 가진다. 많은 이들이 교회와 같은 영적 공동체를 통해 서로 연결되고 지지를 받는다. 이러한 공동체는 경험과 감정을 안전하게 공유하고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고립감을 느끼는 이들에게 공동체적 경험은 매우 소중하다. 내적 성장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 유대감을 강화시킨다. 교회에서 오랫동안 소그룹에 참여해 온 한 친구는 그곳에서 얻는 위로와 지지, 서로를 위한 기도의 힘은 그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영성 지도자들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영성 지도자들은 성도들이 건강하고 균형 잡힌 영적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안내자이자 지지자이다. 이를 위해서는 영성 지도자들이 다양한 영적 실천과 현대 심리학에 대한 지식을 갖추고 개별적인 필요와 상황을 세심하게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문적인 심리 치료와의 협력도 중요하다. 정신 건강 전문가들과 협력하여 성도들이 필요한 도움을 적시에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건강한 영적 공동체를 형성하는 데 필수적이다. 영적 실천이 잘못된 방식으로 사용되어 오히려 해를 끼치는 상황을 방지하고 성도들의 전반적인 행복감을 증진시킬 수 있다. 영성에 대한 관심은 교회가 성도들에게 더 깊이 있는 신앙생활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회다. 이를 위해 영성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영적 생활을 먼저 점검하고 진정성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영적 지도를 제공해야 한다. 다양한 영적 실천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모든 사람이 똑같은 방식으로 영적인 위로를 받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도나 말씀 묵상, 찬양, 자연 속에서의 묵상 등 각자에게 맞는 방식을 찾아주는 것도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안전한 영적 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자유롭게 자신의 어려움을 표현하고 필요한 돌봄을 받을 수 있는 그런 공간 말이다. 영성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하나님과 깊은 교제를 나누며, 삶의 진정한 의미와 목적을 발견할 수 있는 길이다. 영성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삶 속에서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다양한 영적 실천을 시도해보는 가운데 자신의 내면과 진정성 있게 마주할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영적 삶을 향한 여정에 발을 내딛는 것은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선택이 될 것이다. 김화순 소장∥심리상담센터 엔, 한국감리교선교사상담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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