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참 쉽게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한다. SNS에 올라온 사람들의 화려한 일상, 나보다 더 인정받는 동료, 주변 사람들의 끝없는 성취까지. 이런 장면들을 볼 때마다 ‘나만 뒤처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만 매 순간 타인의 평가에 따라 흔들리고 있다면 자존감이 무너지기 쉽다.
이런 상태를 심리학에서는 외부 평가 의존성이라고 부른다. 외부 평가 의존성이 높은 사람들은 자신에 대한 평가 기준을 자신이 아닌 타인의 시선에 두게 된다. 그래서 주변 사람의 반응이나 평가가 자존감에 영향을 미친다. 이들은 타인의 인정이 자신을 가치 있게 만들어준다고 여기기 때문에 그 인정이 부족해질 때 불안감과 좌절을 느낀다. 결과적으로 외부의 인정이 전부가 되면서 내면의 안정감을 잃고 자아가 불안정해진다. 사회적 비교 이론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을 이해하고 평가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타인과 비교하는 성향이 있다. 레온 페스팅어(Leon Festinger)가 제시한 이 이론은, 특히 자존감이 불안정한 사람일수록 비교의식이 더 강해진다고 설명한다. 나보다 더 잘 나가는 친구나 동료를 볼 때, 그들의 성과와 내 성과를 놓고 끊임없이 비교하면서 스스로를 작은 존재로 여기게 된다. 이런 비교는 도움이 되기보다는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오히려 불안감을 더 크게 키운다. 이렇게 자꾸 타인의 기준에 자신을 맞추다 보면, 점점 스스로를 잃어가는 듯한 기분이 들기 마련이다. ‘저 사람보다 내가 부족하니까 더 잘해야 해’라는 마음이 들 때, 정작 내 자신을 어떻게 돌봐야 할지는 아예 뒷전이 된다.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서는 타인과 비교하기보다 나만의 기준을 세우는 연습이 필요하다. 타인에게 잘 보이는 것보다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중심에 두고 살아가는 것이 자존감을 높이는 길이다. 나만의 기준을 세우는 일이 자존감 회복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친구나 동료와 비교해서 내가 어디쯤 서 있는지 확인하는 대신, 내 삶의 가치를 무엇으로 세울지 정해보는 것이다. 자신에게 중요한 것이 성취라면 그것이 타인의 인정이 아닌 내 성장의 지표가 되어야 한다.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나아졌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를 높일 수 있다. 성공을 남의 기준이 아닌 나의 기준으로 다시 정의하는 것이다. 둘째로 작은 성취도 스스로 인정하는 연습을 해보자. 비교의식에 익숙한 사람들은 자신의 성공에 박한 편이다. 남들보다 뛰어나지 않다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스로에게도 잘하고 있다는 작은 칭찬을 해주는 것만으로 자존감이 많이 회복된다. 그럴 때 실패는 더 이상 두려운 사건이 아니라 다음의 단계를 위한 배움의 과정으로 여겨지게 된다. 셋째로 주변 사람들과 진솔하게 소통하는 것이다. 타인의 평가에 민감한 사람들은 마음의 불안을 혼자서 해결하려 한다. 하지만 가까운 사람들과 감정을 나누다 보면 생각보다 나만 불안한 것이 아니며 비슷한 고민을 가진 이들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때로는 누군가의 한마디가 내 마음을 돌려놓는 힘과 자원이 되기도 한다. 물론 이런 연습이 하루아침에 쉽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타인의 시선과 평가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도 없다. 그렇지만 조금씩 기준을 만들고 작은 성취에도 의미를 두면서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나를 중심에 두는 법을 익혀가다 보면 흔들리지 않는 자존감을 쌓아갈 수 있다. 아니, 때로 흔들리기는 할지언정 결코 부러지지 않는, 단단한 자존감을 가진 사람으로 설 수 있다. 험한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우리 스스로가 작고 불완전한 존재로 느껴지곤 한다. 하지만 이미 우리 안에는 그분이 부여하신 가치가 반짝이고 있다. 흔들릴 때마다 그분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서 서서히 내 안의 진가를 발견하고자 할 때, 그 진가가 삶 속에서 점차 제 모습을 드러낸다.
김화순 소장∥심리상담센터 엔, 한국감리교선교사상담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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