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바라지만, 어느 순간 불행이 더 빠르게 마음을 채우고 있다는 걸 깨달을 때가 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무의식적으로 스마트폰을 집어 들고 하루 종일 쏟아지는 정보와 타인의 삶을 마주하며 피로와 불안을 느끼는 일이 이제는 일상이 되었다. 끝없는 업무와 경쟁,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내가 불행한가?”라는 생각이 문득 고개를 든다. 나도 모르게 더 나아지고 싶다는 바람은 있지만 반복되는 스트레스와 부담 속에서 행복은 짧게 스쳐 지나가고 불행이 마음속 깊이 남아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이런 감정에는 심리학에서 말하는 부정적 편향(negativity bias)이 자리하고 있다. 이는 긍정적인 사건보다 부정적인 사건에 더 강하게 반응하고 오래 기억하는 경향으로 생존을 위해 진화한 본능적 반응이다. 과거의 위험을 기억하고 대비해야 했던 인류는 부정적 사건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구조로 발전했지만, 이 본능은 현대인에게 불안과 피로를 남기기도 한다. 일상에서 사소한 실패나 부정적 사건 하나에 마음이 오래 붙들리는 경험이 바로 이 부정적 편향이 작동하는 순간이다. 그러니 사소한 기쁨은 쉽게 흘려보내면서 불행의 감정이 깊이 남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더불어 현대 사회의 구조도 우리의 마음에 불행을 더 빨리 물들게 한다. 매일 아침부터 밤까지 우리는 소셜 미디어와 뉴스, 다양한 디지털 매체를 통해 타인의 삶을 마주한다. 화면 속에서 보이는 타인의 화려한 모습은 순간적으로 행복을 자극하기보다는 나의 결핍감을 더 부각시킨다. 누군가는 여행지에서 여유를 즐기고, 누군가는 성공적인 삶을 사는 모습이 부각될 때, 내가 가진 것보다 부족한 부분에 더 눈길이 가게 되는 것이다. 성과와 경쟁을 중시하는 사회 속에서 긍정적인 감정보다 불안과 결핍감이 더 쉽게 자리 잡으며 자연스레 행복보다 불행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도 불행의 감정을 줄이고 행복을 되찾기 위한 심리적 연습법이 있다. 긍정적 재구성(positive reappraisal)이 그 중 하나로, 부정적인 상황을 단순히 불쾌하게 받아들이기보다 그 안에서 의미를 발견하는 훈련이다. 예를 들어, 출근길의 교통체증이 짜증스럽게 다가올 때, 이 시간을 ‘차분히 하루를 준비할 수 있는 기회’로 여기는 것이다. 시각을 약간만 달리해도 부정적 감정의 무게는 훨씬 가벼워진다. 이는 단순히 긍정적 생각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능동적으로 바라보고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이다. 또 하나의 실천 방법은 일상 속 자극을 의식적으로 줄여보는 것이다. 아침을 스마트폰 대신 간단한 산책이나 명상으로 시작하거나 일과 중에는 꼭 필요한 정보만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보자. 자극이 줄어들면 불필요한 비교나 타인과의 격차에서 생기는 불안을 피할 수 있고 자기 자신에게 더 집중할 수 있다. 정보의 과부하 속에서 삶의 속도를 조절하고 나만의 중심을 찾는 일이 행복을 지키는 첫걸음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마지막으로, 작은 성취를 통해 긍정적 감정을 쌓아가는 습관도 유용하다. 크고 장기적인 목표가 아니라 오늘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소소한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물을 충분히 마시기, 30분 일찍 일어나기, 보고 싶었던 영화 보기 같은 작은 목표를 하나씩 실천해보는 것이다. 사소한 성취감이 쌓이면 자신감이 생기고 긍정적인 감정도 차곡차곡 넓어진다. 때론 작은 성공 경험 하나가 부정적 편향을 상쇄하며 마음을 지탱해주는 힘이 될 수 있다. 불행이 더 쉽게 물드는 세상에서 중요한 것은, 거창한 목표가 아닌 스스로를 위한 작고 현실적인 균형을 찾아가는 일이다. 결핍과 비교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기 위해 나만의 작은 행복 방식을 실천하고 삶에 여유를 더해가자. 하루하루 쌓여가는 사소한 변화와 긍정적 시각의 연습이 결국 삶을 변화시키는 힘이 된다. 그렇게 작은 실천을 통해 행복이 우리 마음속에 자리 잡는 날을 더 자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김화순 소장∥심리상담센터 엔, 한국감리교선교사상담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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