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07,000km. 지구는 태양을 중심으로 빠르게 공전하며 매 순간 거대한 여정을 이어간다. 이렇게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고 있음에도 우리는 그 흐름을 느끼지 못한 채 살아간다. 우리의 일상이 그렇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방향을 잃거나 익숙한 반복에 머물러 버리곤 한다.
2024년 12월, 우리나라 대한민국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큰 혼란을 겪으며 스스로의 궤도를 점검해야 하는 시점에 놓였다. 계엄령이라는 단어가 현실이 되었고 대통령 탄핵 소추는 국가의 근본을 뒤흔들었다.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는 깊은 슬픔을 남겼으며 정치적 대립과 사회적 분열은 극단으로 치달았다. 경제적 불안정까지 겹치며 개인과 공동체는 흔들렸다. 국제사회는 이러한 혼란을 주목하며 대한민국 시민들의 성숙한 연대에 박수를 보내는 동시에 대립과 분열이 계속된다면 민주주의의 기반이 위태로울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그러나 혼란의 한가운데에서도 희망의 조짐은 분명히 존재했다. 시민들은 더 나은 사회를 꿈꾸며 목소리를 냈고 무안공항 참사의 아픔 속에서도 서로를 위로하며 공동체의 온기를 나누었다. 지역 곳곳에서 작은 움직임들이 모여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었다. 이러한 움직임은 단순히 감동적인 사례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극복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정치적 대립과 경제적 위기 속에서 시민들의 연대와 상호 협력은 혼란을 헤쳐나가기 위한 출발점이 된다. 지구가 일정한 궤도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지나치게 가깝거나 멀어지지 않으며 균형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 역시 균형과 조화가 절실하다.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면 대립은 깊어지고 갈등은 격화될 수밖에 없다. 정치적 진영 논리에 갇혀 서로를 비난하기보다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타협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지역 공동체와 연대하며 서로를 돕는 작은 행동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지역 상점에서 물건을 구매하며 상인과 대화를 나누거나 이웃과 나눔을 실천하는 일은 단순한 행동을 넘어 공동체의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해외 언론은 대한민국의 위기를 다양한 시선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부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민주주의의 미래를 비추는 희망이라고 평가하는 반면, 대립과 분열이 지속된다면 불안정한 궤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경고를 던지기도 한다. 독일의 한 언론은 “한국은 혼란 속에서도 새로운 길을 찾아가는 나라”라며 연대 정신을 높이 평가했지만 동시에 “협력이 아닌 분열이 지속된다면 진정한 민주주의의 성장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는 외부의 평가를 겸허히 받아들이며 극단을 넘어 균형을 찾아야 한다. 균형은 대립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생각을 조화롭게 통합하는 과정에서 나온다. 2025년, 지금 우리는 새로운 궤도를 설계할 시점에 있다. 그러나 이 과정은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어떤 선택이 우리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지 진지하게 질문해야 한다. 혹시 지나치게 속도를 중시하며 방향을 잃고 있는 것은 아닌가? 혹은 서로를 비난만 하느라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잊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작은 대화와 이해의 시도가 겪고 있는 혼란을 풀어갈 실마리가 될 수 있을까? 아직 답을 알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질문들을 던지며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야말로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시작이 될 것이다. 작은 움직임과 용기가 모여 우리 사회는 혼란 속에서도 새로운 궤도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은 지금 어떤 질문을 던지고 있는가? 그 질문이 당신과 우리의 궤도를 어디로 이끌어갈지 곰곰이 생각해보자.
김화순 소장∥심리상담센터 엔, 한국감리교선교사상담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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