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마음의 시대1_바라보기만 하는 사람들

  저녁 산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 사이렌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저쪽에서 한 여성이 비명을 지르며 달려오고 있었다. 그녀는 달리면서 옷을 하나씩 벗어던졌고, 뒤따라오는 경찰을 연신 돌아보며 횡단보도를 가로질렀다. 버스와 자동차 안에 있던 사람들, 길을 걷던 이들이 그 장면을 바라보았지만, 휴대폰을 꺼내 촬영하는 몇몇을 제외하면 누구도 가까이 다가가려 하지 않았다. 내 옆을 지나가던 사람이 일행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