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특별한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 가족과 관련된 다양한 기념일이 포함되어 있어 가정의 의미를 되새기고 가족 간의 유대를 강화하는 시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가족들이 서로의 사랑과 고마움을 표현하며 가족의 소중함을 기리는 행사와 모임이 줄을 선다. 지갑이 가벼워지는 것을 넘어서 기쁨이 배가 되는 시즌이다. 그러나 모든 가정에서 5월이 긍정적이고 아름다운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다. 특히 역기능 가정에서 자란 이들에게는 이 시기가 오히려 어려운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복잡한 때일 수도 있다.
역기능 가정에서 성장한 이들에게 있어 부모와의 거리두기는 단순히 공간적 분리를 넘어서 정서적 자립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필수적이라고까지 말하고 싶다. 한 사람이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자신에게 필요한 욕구를 충족시키며 결국에는 더 건강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역기능 가정은 건강하지 못한 상호작용과 의사소통 패턴이 지속되는 가정이라고 할 수 있는데 가족 구성원 간에 과도한 비난과 비판이 난무하고 모욕, 무시 등의 감정을 해치는 말이나 행동을 반복한다. 자녀가 부모의 역할을 대신하거나 부모가 자녀에게 부적절한 책임을 전가하는 등의 역할 혼란과 개인의 경계가 존중되지 않아 사생활이나 독립성이 제한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부정적인 의사소통 패턴은 자녀들의 자존감을 크게 해친다. “너 때문에 우리 가족들이 힘들어” 또는 “왜 엄마 친구 아들처럼 못해?”와 같은 말들은 자녀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심어주고 자신감과 자존감을 저하시킨다.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게 만들며 가족 내에서의 존재감을 약화시켜 삶에 회의감을 느끼게 한다. 부모의 과도한 통제와 간섭 역시 역기능 가정의 주요 문제 중의 하나이다. “너는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돼”, “내 말 안 들으려면 아무것도 하지 마!”와 같은 말들은 자녀들이 독립적인 결정을 내리고 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빼앗아버린다. 이러한 환경에서 자란 자녀들은 자신의 감정을 적절히 관리하거나 건강한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 이런 배경에서 부모와의 거리두기는 자신을 치유하고 삶을 재구성하는 과정이 될 수 있다. 자신의 감정과 필요에 집중할 수 있는 시공간을 마련해주며 부모의 부정적 영향력에서 벗어나 자신감을 회복하도록 돕는다. 대학에 진학하면서 자연스럽게 가족으로부터 물리적으로 멀어진 어느 내담자는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가 걸림돌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어 자신이 직면한 감정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담을 받기 시작했다. 상담을 통해 자신의 감정과 내면의 욕구를 우선시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으며, 상담의 공간에서 경험한 따뜻한 위로와 지지, 격려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재인식하고 자신의 아픔에 직면하므로 이전과는 다른 건강한 방식의 인간관계를 시작할 수 있었다. 부모와의 거리두기는 모든 사람에게 적합한 해결책은 아니며, 결코 간단하지 않다. 때로는 외로움이나 죄책감과 같은 어려운 감정을 경험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장기적으로는 더 건강하고 만족스러운 삶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 과정은 가정의 달인 5월에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의미 있는 고민이 될 수 있다. 교회 공동체는 아픔을 겪은 이들을 지지하고 도울 책임이 있으며,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 개인은 가족 간의 다양한 갈등과 부모와의 관계에서 오는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신앙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가족 전체가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성찰하고 변화를 위한 구체적인 단계를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상처를 치유 받고 용서하며 최종적으로 화해의 장면을 만나게 되므로 건강한 가족 관계를 다시, 새롭게 세워갈 수 있다. 하나님의 도우심과 위로를 통해 치유되고 회복되는 과정에서 상담 서비스와 지원은 상처받은 이들이 신앙 안에서 힘을 얻고 자신의 과거와 화해하며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김화순 소장∥심리상담센터 엔, 한국감리교선교사상담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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