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삼일이라도 좋다
새해가 되면 지나간 해에 이루지 못한 일을 아쉬워하면서 굳은 결심으로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이 많다. 다이어리를 펼쳐 운동, 다이어트, 독서, 건강관리 등의 계획을 야심차게 적어 놓고 의지를 다진다. 평소보다 피트니스센터 사물함이 부족할 정도로 붐비고, 외국어학원 등록자가 대폭 늘어난다. 목표 달성을 위한 준비를 하느라 다들 바쁘고 활기찬 모습을 최소한 3일에서 한 주간 정도는 볼 수 있다.
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는 말처럼 마음과 행동 사이를 잘 표현하는 단어가 또 있을까. 많은 이들이 새로운 결심을 세우고, 새로운 시작을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후회를 반복한다. 마음먹고 실행에 옮기기까지의 거리가 그리 가깝지 않다는 것을 누구나 잘 알고 있다. 고려공사삼일(高麗公事三日)이라는 옛 속담이 있다. 어떤 일을 시작하고 꾸준히 계속하지 못하는 상황, 확실하게 마무리되지 못하고 흐지부지 그치는 모양을 가리키는 말이다. 조선왕조실록에 그 기록이 있는데 세종이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봉수대를 설치할 것을 명한 내용의 기사라고 한다. 세종은 “처음에는 근면하다가도 마지막에는 태만해지는 것은 사람의 상정이며, 더욱이 우리 동인(東人)의 고질이다.”라고 하면서 외적의 침입에 대비하지 않은 것도 아닌데 여러 차례 침입을 당하고 적장의 머리 하나 베지 못한 것을 한탄하면서 방어에 완벽을 기하지 않은 것을 지적하였다고 한다. 나는 다시금 기회를 주는 음력 설날이 참 좋다. 벌써 실패하고 있는 계획들을 뒤로 하고 새로운 희망과 변화를 위한 동기를 끌어올릴 수 있으니 이보다 좋을 수가 있을까. 그러나 이 또한 작심삼일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니 습관을 제대로 잡을 필요가 있다. 흐지부지, 자포자기, 미루기, 합리화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자신에게 자기조절력 또는 자기통제력 강화라는 선물을 안겨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정신을 바짝 차리자. 자신의 나쁜 습관을 인지하고 좋은 습관을 기르겠다는 굳은 결심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의자에 앉을 때 다리를 꼬는 습관이 허리 통증의 원인이 되고 있음을 깨달았다면 바른 자세로 앉는 습관을 들이겠다고 마음먹고 수시로 자세를 고쳐 앉을 일이다. 자신의 상황을 알고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개선 방향을 찾아야 한다. 이것이 좋은 습관을 만드는 첫 단계이다. 폭식을 하고 나서 자신의 의지박약을 후회하고 자책하게 되는데 이러한 불신과 불안이 오히려 좋은 습관을 만드는 의지력을 약하게 만든다. 실패했다고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어야 한다. 이것이 절반의 성공을 이루는 열쇠가 된다. 빌 게이츠는 아침마다 거울에 비친 자신에게 스스로 메시지를 주며 하루를 시작했다고 한다. ‘나는 무엇이든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오늘도 내게 찾아오는 어마어마한 행운을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다.’ 이렇게 매일 아침 목표를 떠올리고 자신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는 습관이 성공으로 이끌어 준다는 것이다. 운동을 하겠다고 결심하고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자신만의 일정한 루틴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퇴근해서 집에 오자마자 운동을 하러 가고, 운동을 끝낸 후 샤워를 한 다음, 소파에 앉아 좋아하는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것이다. 이렇게 분명한 보상이 있을 때 계획을 더 충실히 실행하게 된다. 실행이 가능한 쉬운 환경을 구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려면 일어나자마자 생각할 필요 없이 바로 할 수 있도록 전날 밤 매트를 미리 깔아둔다든지, 갈아입을 운동복을 꺼내놓으면 실행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반대로 나쁜 습관을 없애려면 진입장벽을 높여야 한다. 밤마다 스마트폰으로 온라인 쇼핑하는 습관을 고치고 싶다면 쇼핑몰 앱을 스마트폰에서 찾기 어렵게 깊숙한 곳으로 옮기거나 자동 로그인 기능을 해지해 앱 사용을 번거롭게 하는 식이다. 환경 요인을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바꾸는 적극적인 노력을 하면 묵은 습관에서 벗어나 새로운 습관으로 건너갈 성공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지키지 못할 것을 예상하면서도 새로운 결심을 하는 이유는 더 나은 미래의 내 모습을 바라기 때문이다. 설령 그것이 작심삼일이 된다 해도 또다시 작심삼일을 하면 된다. 실망하고 포기하기보다는 꾸준히 지속하면서 조금이라도 비어 있는 공간을 메우고 채워갈 때 그만큼의 성장을 이루게 되는 것이니 자,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다. 김화순∥심리상담센터 엔, 한국감리교선교사상담센터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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