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을 위하여

그날을 위하여 친구이지만, 평소에 삶을 진지하게 꾸리며 살아가는 존경할만한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어려운 부탁을 하려고 하는데 꼭 들어달라는 것이었다. 내용인즉, 공증을 서달라는 것이었다. 남편과 합의하여 유언장을 작성하기로 했는데 공증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평소에 죽음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준비하는 친구였는데, 언제 죽음을 맞이하게 될 줄 아느냐며 자식들을 위해, 서로의 아름다운 관계를 위해 유언장 작성에 합의하고 이를 실행하는…

너 잘되라고 하는 말이야

3년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 제한 없이 온 가족이 모여 추석 명절을 지냈다. 음식 장만과 가사노동에 시달릴 줄 알면서도 왠지 설레고 기대되는 명절이었다. 여기저기서 소란스러운 수다에 웃음꽃이 피고, 어린 조카들의 성장한 모습에 칭찬과 잔소리가 동시에 오간다. 명절에 해서는 안되는 금기어가 있다는데, 아니나 다를까 입시를 남겨 둔 조카에게 어느 대학을 갈 것이냐 물었다. 이제 마지막 주자인 너에게…

소유했을 때의 짜릿함

소유했을 때의 짜릿함 의심이 많은 회의주의자인 나는 유혹에 잘 빠지지 않는다. 생각이 많아 이것저것 고려하고 따지기를 잘하니 조금이라도 틈이 보이면 여지없이 그 틈을 파고들어 상대를 제압하는 특성이 있다. 이런 나에게도 약점이 있는데, 홈쇼핑의 쇼호스트에게는 홀딱 넘어간다는 것이다. 지금 바로 구매하지 않으면 손해를 볼 것 같아 구매 버튼을 눌러 사들인 물건을 보면서 후회하는 것은 당연, 또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