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로 만드는 더 나은 사회

독일에서 생활을 막 시작한 딸이 독일 사회에서 눈에 띄는 것이 장애인과 육아를 하는 사람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라고 한다. 버스는 정류장에 정차할 때 자연스럽게 승객이 승차하는 방향으로 기울어지고, 기울어진 버스 바닥으로 휠체어, 유아차, 강아지가 망설임 없이 올라탄다. 승객 중 누구도 시간이 지체된다고 불평하지 않고 그들이 자리를 찾을 때까지 기다려준다. 그들을 우선적으로 생각해 자리를 내어주는 모습, 장애인과…

갈등 속에서 피어난 사명

‘슈퍼 선거의 해’답게 올해 전 세계 곳곳에서 선거가 치러졌고 앞으로도 치러질 예정이다. 우리 감리교회 역시 다가오는 9월, 감독 회장과 각 연회의 감독을 선출하는 중요한 날을 맞이한다. 교회의 지도자를 뽑는 결정의 순간으로 공동체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중대한 사건이다. 신뢰할만한 지도자가 선출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앞에 두고, 초대 교회의 위대한 사도였던 바울의 인간적인 면모와 그가 겪었던 갈등과…

육각형 인간, 그 이상과 현실

외모, 집안, 성격, 자산, 학력, 직업에서 완벽함을 갖춘 인간이라니. 2024년 소비 트렌드 10가지 중 하나였던 ‘육각형 인간(Aspiring to Be a Hexagonal Human)’이라는 개념과는 너무 상이한 자신의 삶이 안타깝다는 내담자의 이야기를 듣고는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는 다방면에서 균형 잡힌 능력을 갖추는 것을 의미하며 현대 사회의 다변화된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인재상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한다.…

삶의 가장 뜨거운 순간이 오고 있는지도

종종 삶의 열정이 다 식어버렸다고, 뜨거웠던 순간들이 모두 가버렸다고 생각될 때가 있다. 꺼져가는 촛불처럼 그동안 애쓰고 노력하여 쌓아온 것들이 더 이상 빛을 발하지 않는다고 느껴질 때, 이루 말할 수 없는 안타까움과 허무함이 몰려온다. 그러나 대지가 뜨거움을 머금고 있다가 서서히 열을 발산하는 것처럼, 어쩌면 서럽게 느껴지는 지금이 그동안 살아오면서 머금고 있던 것들을 발산하고 있는 때인지도 모른다.…

진정한 사랑은 그저 바라보는 것일지도

현대 사회에서 가족 간의 관계는 다양한 도전과 변화를 겪고 있다. 소위 식구(食口)는,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존중하면서도 때로는 일정한 심리적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할 때가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이러한 거리를 유지하지 못해 가족 간의 갈등을 겪는다. 조남주의 소설 <82년생 김지영>에서 주인공 김지영은 부모와 시부모의 과도한 기대와 압박 속에서 살아간다. 그녀의 부모는 자녀의 모든 결정을 통제하려고…

경계가 무너지면 문제가 시작된다

삶에서 발생하는 많은 문제는 대부분 경계가 무너질 때 발생한다. 관계에서의 적절한 경계 설정은 심리적 건강을 보호하는 중요한 요소다. 경계선이 없거나 모호할 때, 불필요한 스트레스와 갈등에 휘말리게 된다. 이는 가족, 친구, 직장 등 모든 인간관계에서 마찬가지다. 한 번은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친구가 심각한 고민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 친구는 모든 걸 간섭하고 통제하려는 어머니로 인해 심각한 스트레스를…

조용한 반항의 심리학

‘동의 일 하라면 서의 일 한다’, ‘날 잡아 잡수시오 한다’는 말이 있다. 자신의 고집스러움이나 완고함을 물리지 않는 사람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수동공격성(passive-aggressive)의 사람들이 주로 보이는 행동으로, 분노를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못하고 공격성을 감추기 위한 것으로, 겉으로는 수용적인 태도를 취하지만 드러나지 않는 행동으로 일의 진행이나 상황개선을 방해한다. 공개적으로 공격하는 것이 확실하게 보복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대적으로 낮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