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 난 시간 속에서 살아가는 법

  한동안 달력의 날짜가 무의미하게 흘러가는 듯한 느낌에 사로잡힌 적이 있다. 하루하루가 어딘가를 향해 나아가기보다는 그저 버티는 날들의 반복처럼 다가왔다. 계획은 그저 계획에 그쳤고 기대는 자주 어긋났다. 어제와 오늘의 경계조차 흐려졌고 시간은 흘러가지만 삶은 그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었다. 마치 멈춰 선 시계처럼 감각이 정지된 듯했다.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멈춰 선 시간을 만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