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다고 말하지 말아요
외롭다고 말하지 말아요 주일 예배가 끝나갈 즈음 휴대전화가 울린다. 낯선 전화번호다. 확인해 보니, 이틀 전 방문했던 기관의 한 이용자가 코로나에 확진되었다며 자가 검사를 해보라는 것이다. 참가해야 하는 회의가 있어 주섬주섬 챙기던 가방을 내려놓고 미리 사두었던 자가 검사 키트를 꺼냈다. 코 깊숙이 면봉을 찔러 넣었다. 눈물이 찔끔거린다. 초조한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린다. 한 줄, 음성이다. 코로나 확진자가…
외롭다고 말하지 말아요 주일 예배가 끝나갈 즈음 휴대전화가 울린다. 낯선 전화번호다. 확인해 보니, 이틀 전 방문했던 기관의 한 이용자가 코로나에 확진되었다며 자가 검사를 해보라는 것이다. 참가해야 하는 회의가 있어 주섬주섬 챙기던 가방을 내려놓고 미리 사두었던 자가 검사 키트를 꺼냈다. 코 깊숙이 면봉을 찔러 넣었다. 눈물이 찔끔거린다. 초조한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린다. 한 줄, 음성이다. 코로나 확진자가…
합리화의 유혹, 신포도 심리 합리화는 어떤 일을 하고 나서 죄책감 또는 자책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럴듯한 이유를 들어 자신의 입장을 정당화하려는 심리적 방어기제를 말한다. 합리화의 대표적인 예로는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을 경우 처음부터 그것을 원하지 않았다고 자기 변명을 하는 신포도형(sour grape)이 있다. 배고픈 여우 한 마리가 길을 걷다가 포도밭에 주렁주렁 달린 포도송이를 발견하고 따 먹으려고 애를…
낮은 분화수준을 끌어올리는 작업 가족치료의 대표적인 학자 머레이 보웬(Murray Bowen)은 개인의 심리가 개성을 추구하는 면과 공동성을 추구하는 면을 가지고 있으며, 그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는 것을 이상적인 상태로 보았다. 그리고 개인이 스스로 자신의 감정과 지성을 조절할 수 있는 심리적 힘을 분화(differentiation)된 상태라고 설명하면서 가족 구성원 사이에서 반드시 감정의 분화가 일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야만 개인의 독립과 성장이…
스스로 그 무엇의 노예가 될 때 중독은 인간관계, 경제적인 측면, 건강 등 삶의 영역에서 하나 또는 그 이상의 문제를 야기시킨다. 2살 된 아들을 숨지게 하여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사람이 PC게임에 과몰입된 상태였던 사건 등은 인터넷 중독이 지속적으로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코로나바이러스가 발생한 이후 방역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시되면서 고립된 사람들의 중독 위험성은…
피로감 증폭 사회 모 대기업 부회장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내용이 화제가 되어 연일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관련 계열사들에 대한 불매운동이 일어나고 주가가 폭락하며 발언 내용이 정치권으로까지 번져 여당과 야당이 공방을 벌이고 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계가 보여주는 피로감에 SNS가 주는 피로감이 더해지는 셈이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는 또 하나의 자기를 표현하는 방식으로 자리 잡은 지…
괜찮아, 잘 될 거야 심리적 소진이라는 용어는, 1961년 미국 작가 그레이엄 그린(Graham Greene)이 [번아웃 케이스]라는 소설에서 뛰어난 능력을 가진 한 건축가가 정신적인 고통과 환멸을 느껴 직업적인 성공을 뒤로하고 아프리카 밀림으로 떠나게 된다는 이야기에서 시작되었다. 상담자는 스트레스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행동을 바꾸어 보다 적응적인 행동을 하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정작 많은 상담자가…
태양은 늘 타오르고 있다 새옹의 말(馬)로 인간사를 비유한다는 것이 아주 적절한 비유인 듯하나 한편으로는 씁쓸하게 느껴진다. 인생이라는 게 언제 어느 때에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행운과 재앙의 반복이라니 말이다. 변화가 많아서 예측하기 어려운 인생, 순리를 따른다 해도 내 뜻과 계획은 유효하지 않은 것이 우리가 사는 세상이다. 근 20여 년 전, 목사 안수를 받자마자 목회상담센터로 기관 파송을…
너와 나의 아름다운 동행 한 해를 결산할 때가 되니 사람들의 마음에 희비가 엇갈린다. 팬데믹 상황에서도 별로 타격을 받지 않고 무난하게 성장한 교회가 있는가 하면, 교인의 숫자도 줄고 재정 상황도 어려워져 고통을 호소하는 교회도 있다. 승진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2년이 다 되도록 변변한 직장을 얻지 못해 생활고에 시달리는 사람이 있다. 취업이 돼서 온 가족과 친구들의 부러움을…
돌아보니 고요하다 서울 시내의 모 병원에서 실습을 하던 중에 코마상태로 누워있는 고등학생 환자를 만난 적이 있다. 벌써 20년이 지난 일이다. 환자는 오토바이를 타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서울의 병원까지 와서 치료를 받는 중이었다. 보호자인 어머니와 나는 매주 한 번씩 병상에 마주 앉아 환자의 반응 없는 발을 주무르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의 어머니는 눈물이 마를 만큼 울고 하나님을 원망하면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