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이 남기고 가는 것은 얼굴이다

스승이 남기고 가는 것은 얼굴이다 헤아려보면 초등학교에서부터 대학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비슷하게 손가락에 꼽을 정도의 스승을 만나는데, 막상 그 안에서 지극한 마음으로 떠올려지는 스승과의 추억은 제한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만남 혹은 인연이라는 것이 때론 그 폭과 넓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것이니 마음을 채우고 있는 스승들과의 추억은 아스라하기만 하다. 공책 위에 끄적거리던 손을 조용한 미소로 바라보시던 얼굴, 스승이 남기고…

가족, Father And Mother I Love You

가족, Father And Mother I Love You 어느 책에선가 가족(Family)이라는 단어가 ‘아버지 어머니,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의미가 들어있다는 구절을 본 적이 있다. ‘Father And Mother I Love You’의 첫 글자를 따 왔다는 것이다. 가족이라는 말은 생각만 해도 눈물을 자아내는 뭉클한 단어다. 가족이란, 유일한 존재와 존재가 만나 서로에게 이름을 부여하고 소중한 의미가 되도록 서로를 바라보고 함께…

하루에 여섯 번은 웃을까

하루에 여섯 번은 웃을까 노먼 커즌스(Norman Cousins, 1912~1990)는 ‘웃음의 아버지’라 불리는 사람이다. 그는 척수의 결합조직이 붕괴되는 강직성 척추염에 걸린 후 생명이 본래 긍정과 웃음으로 가득한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고 이후 긍정적인 사고와 웃음의 철학을 통해 병을 회복하였다.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과도한 스트레스로 허덕이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온몸으로 맘껏 소리 내어 웃을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눈물 한 방울이 모자라

눈물 한 방울이 모자라 그가 떠난 지 이태쯤 지났나 생각되었는데 한 해가 조금 넘었다. 우리 시대의 지성이라 불리던 이어령 선생님을 기억했다. 그의 생전에는 큰 관심을 두지 못했는데, 그가 떠난 후 남긴 저서들을 곁에 두고 자주 펼쳐보고 있다. 어제는 <눈물 한 방울>을 손에 들고 읽다가 소리만 내지 않았을 뿐이지 마음으로 꺼억꺼억 한참이나 눈물을 흘렸다. 죽음을 눈앞에…

4월의 한가운데서

4월의 한가운데서 생명이 피어나는 계절, ‘오, 감미롭다’는 감탄사를 자아내는 계절, 눈물이 날 정도로 아름다운 계절이 바로 4월이다. 그러나 이상 기온으로 꽃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피는가 하면, 벚꽃이 일찍 피고 연일 비까지 내려 꽃잎이 떨어지면서 지역마다 계획된 축제는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꿀벌의 실종, 일상을 삼켜버리는 먼지, 가뭄과 산불, 계속되는 전염병 등 끊이지 않는 재난과 이상 현상을 보며 생태계…

멀어져가네

멀어져가네 제발 걸리지 않았으면 하는 질병이 있다면 ‘치매’라고 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비슷한 또래의 사람들을 만나 대화를 나눌 때면 치매만큼은 절대 겪고 싶지 않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나도 그렇다. 자주 사용하던 단어가 입에서만 맴돌 뿐 정확하게 떠오르지 않고, 오랜 기간 사귀어 온 사람을 대면하고 있는데도 이름이 기억나지 않고, 건망증으로 일상에서 잦은 실수를 반복할 때면 치매가…

유난히 그 사람이 싫다

유난히 그 사람이 싫다 아무 이유 없이 그냥 싫은 사람이 있다. 딱히 나에게 피해를 준 것도 아닌데 사사건건 거슬리고 신경 쓰이고 같은 공간에 함께 있을 때는 그 사람으로 인해 공기가 탁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직장의 동료나 상사뿐만 아니라 때로는 가족, 특히 자식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아 어찌할 수 없는 감정을 호소하는 이들이 있다. 알려진 대로 이것을…

미지근하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아

미지근하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아 사람들의 욕망을 읽어 내어 소비하게 만드는 광고회사의 성공과 좌절을 그린 드라마의 최종편에서 한 배우가 던진 대사가 가슴에 남는다. 최고의 자리를 과감히 걷어차고 소박한 원래의 자리로 돌아와 고장 난 냉장고에서 식어 빠진 맥주를 꺼내 마시며 씁쓸하면서도 만족스러운 웃음을 짓는 배우의 모습에서 치열한 경쟁 속에 살아가는 우리들의 감춰진 속마음이 드러났기 때문이겠다. “미지근하게…

‘지금’ 바로 ‘여기’에서 그렇게 살자

‘지금’ 바로 ‘여기’에서 그렇게 살자 젊은 시절부터 늘 머릿속에 맴도는 화두가 있다.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물음이다. 내게 주어진 인생을 어떻게 꾸려가야 하는지, 인생의 목적을 어디에 두고 달려가야 하는지를 염두에 두고 가치 있는 인생의 방향을 찾아가려는 몸부림이 아닐까 싶다. 이 화두를 품고 사는 것은 갈등의 순간에 의지를 다잡아주었을 뿐 아니라 절망의 순간에 나 스스로를 곧추세워 일어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