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증 이면에 담긴 것들

혜진씨는 직장 동료로부터 ‘왜 이렇게 짜증을 내냐’는 핀잔 섞인 말을 듣고 자신이 사람들에게 짜증을 내는 사람인 줄 몰랐다며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를 물어 왔다. 최근에 사람들이 ‘아 짜증나!’라는 말이 일상에서 시도 때도 없이 튀어나온다고 한다. 흥행하는 영화를 보면서 속이 답답해 짜증이 폭발했다든지, 정치 관련 뉴스를 보면서 짜증이 올라와 물건을 집어 던졌다든지, 짜증이 나서 주변 상황 아랑곳하지…

올해 당신의 색은 무엇인가요

세상에 음악이 없다면 어떨까. 무척이나 밋밋하고 적막하게 느껴질 것이다. 곁에 항상 음악을 두고 있는 나로서는 음악이 없다는 것을 상상할 수조차 없다. 우리가 살아가는 곳곳에 음악이 곁들여져 있으며 영화나 드라마의 배경음악이 극의 감동을 몇 배나 증폭시켜준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블루스라는 음악은 찬송가와 흑인 영가로부터 발전했다. 흑인들이 목화밭에서 힘든 노역을 하면서 노동의 고통을 잠시나마 잊기…

시간은 이미 거기에 있지 않다

새해가 되면 가장 활기를 띠는 곳이 운동시설이 아닌가 싶다. 그 흐름에 합류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 과연 몇 날이나 열기를 이어 갈지 손가락을 꼽아가며 서로를 바라보았다. 얄팍한 웃음들을 지어 보였지만 언제나 그렇듯 발을 내디딘다는 것은 시간을 꿰어간다는 것이니 그 자체가 얼마나 의미 있는 시간인가. 시간은 멈추지 않고 흐른다. 살아있는 어떤 존재도 시간을 거스를 수는 없다. 시간…

지금 나의 마음이 상처를 입진 않았나요

마스크를 썼음에도 갸름한 얼굴과 고운 피부결이 드러났다. 말을 꺼내어 조곤조곤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낼 때는 조금 느리긴 해도 오히려 차분하게 느껴졌다. 한참 대화를 나누다 꺼내어 보여준 손을 보는 순간, ‘아 어쩌면 좋을까’라는 말이 입에서 절로 새어 나왔다. 얼마나 손을 씻었던지 건조하기 이를 데 없이 거칠고 아파 보였다. 마음이 아프기 시작한 지 오래되었고 신체적인 증상으로까지 발현되었음에도 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