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다이어트
관계의 다이어트라는 말을 들으면 먼저 “끊어내기”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된다. 줄줄이 이어진 단톡방에서 탈퇴하고 연락처를 정리하고 모임 횟수를 줄이는 식이다. 하지만 관계를 다이어트 한다는 것은 몸무게를 줄이는 것처럼 숫자를 줄인다기보다는 혈액순환의 개념에 가깝다. 핵심은 흐름을 회복하는 것이고 더 나아가 자리를 바로잡는 차원이다. 몸은 살이 조금 쪄도 혈액이 잘 돌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혈관이…
관계의 다이어트라는 말을 들으면 먼저 “끊어내기”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된다. 줄줄이 이어진 단톡방에서 탈퇴하고 연락처를 정리하고 모임 횟수를 줄이는 식이다. 하지만 관계를 다이어트 한다는 것은 몸무게를 줄이는 것처럼 숫자를 줄인다기보다는 혈액순환의 개념에 가깝다. 핵심은 흐름을 회복하는 것이고 더 나아가 자리를 바로잡는 차원이다. 몸은 살이 조금 쪄도 혈액이 잘 돌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혈관이…
요즘 자존감은 거의 신앙처럼 여겨진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나 자신을 믿어야 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아야 하며, 남들의 평가에 신경 쓰지 말고 당당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존감이 높아야 정신적으로 건강하다는 공식은 이제 모든 삶의 처방처럼 쓰이고 있다. 문제는, 그렇게 강화된 자존감이 실제 삶을 단단하게 만들기는커녕, 때때로 더 불안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겉으로는 자신감 있는 태도를 유지하지만…
한동안 달력의 날짜가 무의미하게 흘러가는 듯한 느낌에 사로잡힌 적이 있다. 하루하루가 어딘가를 향해 나아가기보다는 그저 버티는 날들의 반복처럼 다가왔다. 계획은 그저 계획에 그쳤고 기대는 자주 어긋났다. 어제와 오늘의 경계조차 흐려졌고 시간은 흘러가지만 삶은 그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었다. 마치 멈춰 선 시계처럼 감각이 정지된 듯했다.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멈춰 선 시간을 만나게 된다.…
2025년 6월 9일(월) 오후 1시 신촌 세브란스 병원 예배실(본관6층)에서 KCPE(한국임상목회교육협회) 전반기 학술대회가 열렸습니다. “영적돌봄전문가의 자기돌봄과 성찰” (수퍼비전을 통한 자기이해와 성찰)이라는 주제로 유영권 교수(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상담코칭학과)의 강연이 있었습니다. 강연 후 전문위원 임명, CPE 수료식이 진행되었습니다. 후반기 학술대회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언제부턴가 뉴스를 보는 것이 고통스러워졌다. 전쟁, 산불, 폭우, 붕괴 사고까지 하루가 멀다 하고 누군가의 삶이 무너지고 있다. 가끔은 고통스러운 소식이 너무 많아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할 때가 있다. 눈앞에 펼쳐지는 비극이 감당하기 어려워 마음을 닫아버리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공감 피로(empathy fatigue)’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타인의 고통을 반복적으로 마주하며 생기는 감정적 탈진을 의미한다. 그러나…
한 사회의 가장 어두운 그늘은 어디에 있을까. 눈에 보이지 않는, 그러나 분명히 존재하는 군집이 있다. 더 이상 학교에도 직장에도 나가지 않고 접촉을 거의 끊은 채 방 안에서만 지낸다. 청년뿐 아니라 점점 늘어나는 장년까지 흔히 ‘쉬었음’으로 표시되는 이들은 은둔형 생활을 하며 경제활동을 중단하고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간다. 이들이 보여주는 현상은 게으름이나 일시적 휴식의 문제가 아니다. 좌절과…
“90이 넘은 치매 어머니를 혼자 돌보다 지쳐서 응급실에 갔습니다. 그런데 병원에서는 요양원으로 가라고 하고 요양원에서는 병원 치료가 끝나야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돌아가며 책임을 미룹니다. 결국 저는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어머니를 데리고 떠돌 뿐입니다.” 이 중년 여성은 “하나님도, 나라도, 아무도 우리를 돌보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어요”라며 슬픈 웃음을 지었다. 우리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