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노트 (3) “처단을 꿈꾸는 사회”

끝내 인정받지 못한 마음들   상담이 끝날 무렵이었다. 그는 자리에서 쉽게 일어나지 못했다. 한동안 바닥만 바라보더니 입을 열었다. “저는 그 사람이 벌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잠시 후 말을 고쳤다. “아니요…제가 당한 만큼 똑같이 겪기를 바랍니다.” 직장에서 오랫동안 부당한 일을 겪었다고 했다. 억울함을 이야기했지만 믿어주는 사람은 없었다. 잘못한 사람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지냈고, 오히려 문제를 제기한…

상담노트 (2) “말씀으로만 고쳐지면 안 될까요” 교회 밖에 없다고 말한 두 청년

20대 초반의 청년 두 명이 함께 상담실을 찾아왔다. 한 명이 먼저 입을 열었다. “저희 마약 끊고 싶어요.” 잠시 침묵이 흘렀다. “저는 어떻게든 버티고 있어요. 교회 가서 예배드리고 말씀 들으면서요. 가끔 너무 안 돼서 무너지기도 하지만 살아보려고 하는데…이 친구는 아무것도 안 돼요.” 옆에 앉은 청년은 거의 말을 하지 못했다. 눈동자는 초점이 흐려져 있었고 질문을 이해하는 데도,…

상처를 준 사람은 왜 그 상처를 모를까

  한 내담자는 부모 이야기를 하다가 한참을 울었다. 큰 폭력을 당한 것도 아니었고, 버림받은 기억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날 끝내 입 밖으로 꺼낸 말은, “한 번만 제 편이 되어주셨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였다. 그 말을 듣고 있자니 그의 부모 얼굴이 그려졌다. 그분들은 분명 자식을 사랑했다고 말할 것이다. 먹이고 입히고 공부시키느라 정신없이 살았던 시간들을 이야기할 것이다. 그…

‘임상목회교육(CPE)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식’

기독교대한감리회(KMC)와 한국임상목회교육협회(KCPE) 간의 ‘임상목회교육(CPE)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식‘   7월 2일 오후 4시, 천안 신라스테이에서 열린 제 9차 감독회의에 앞서 감독회장과 선교국위워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교육국의 김두범 총무와 KCPE 회장 김화순 목사가 서명한 이 협약은 지난해 입법의회에서 정회원연수교육에 임상목회교육(CPE)을 포함하는 법제안이 통과된 데 따른 후속조치로서, 양 기관이 상호 협력을 통하여 임상목회교육(CPE)의 발전과 보급을 도모하고, 정회원 목회자와 목사후보생 및 영적 돌봄 제공자의 전문성 향상과 한국교회의 돌봄…

자기 몫 이상의 책임

  월드컵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향한 비판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기대했던 경기력이 나오지 않았고 국민들의 실망도 크다. 감독이라는 자리는 결과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자리다. 비판받아야 할 부분이 있다면 마땅히 평가받아야 한다. 다만 이번 일을 바라보며 한 가지 질문은 남는다. 정말 이 모든 책임은 감독 한 사람의 몫일까. 국가대표팀의 성적은 감독 혼자 만드는 것이…

상담노트 (1) 조용히 사라진 사람

  “제가 없어도 다 돌아가더라고요” 52세 권사 C씨는 교회 등록 27년이었다. 여선교회 임원, 식당 봉사, 속회 인도, 선교헌금 관리, 새가족 섬김까지 맡아왔다. 생일이면 교인들로부터 누구보다 축하를 많이 받았고, 행사 때면 늘 이름이 불렸다. 없어서는 안 되는 사람처럼 여겨졌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교회에 가지 않게 되었다. 처음에는 코로나 때문이었다. 몸이 좋지 않다고 했다. 시간이 좀 지나면…

설명되지 않은 결정이 남기는 것

  선거는 끝났는데 그와 관련한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투표용지 부족 문제로 시작된 논란은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위가 계속되고, 선관위를 둘러싼 의혹과 해명이 오가고, 사람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결과보다 과정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누가 이겼는지보다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무엇이 문제였는지보다 과정을 믿을 수…

2026 KCPE(한국임상목회교육협회) 전반기 학술대회

2026년 6월 15일(월) 오후 1시 신촌 세브란스 병원 예배실(본관6층)에서 KCPE(한국임상목회교육협회) 전반기 학술대회가 열렸습니다. 가장 친밀한 성소(聖所) <집, 재가 환자의 영적 지지를 위한 임상목회의 새로운 지평>이라는 주제로 김기철 교수(서울성모병원 완화의학과 임상진료조교수)의 강연이 있었습니다. 강연  후 전문위원 임명(3명), CPE 수료식이 진행되었습니다. 후반기 공개강좌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우리는 왜 연못을 떠나지 못하는가

  그리스 신화 속 나르키소스는 연못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매혹되어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자기 모습에 반해 결국 죽음에 이르렀다. 그래서 나르시시즘이라는 말도 자기애가 과도한 상태를 설명하는 표현이 되었다. 우리는 이 이야기를 자기 자신을 지나치게 사랑한 이야기로 알고 있다. 그러나 조금 다르게 볼 수도 있다.   나르키소스는 자신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누구인지를 연못에서 확인하고 있었다.…